<기획-1보> '성연중 이전 촉구' 아이들을 위한 자발적 주민들의 심상치않은 움직임

기사입력 2021.07.26 14:31 조회수 3,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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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연중사진호소.jpg

(서산중이전 촉구. 시민들의 자발적 모임 사진 갈무리)

 

“매일 하교길이 너무 힘들어요. 운이 좋아 버스를 탈 수 있는 날에는 교복 치마를 꼭 붙잡아야 해요. 버스 뒤까지 꽉 차 숨 쉴 공간도 없는 버스 안에서 누가 그랬는지도 모르게 치마 속으로 다리를 밀치듯 슬쩍 만지는 날도 있어요. 생각만 해도 너무너무 싫어요. 학교가 좋다가도.. 하교길만 생각하면 학교 가기...... 싫어져요.”(성연중. 2학년 이00)


안전하고 행복한 배움터, ‘배움이 즐겁고 함께 소통하며 더불어 성장하는 학교’에서의 하루를 마치고 돌아오는 아이들의 발걸음이 매일, 무겁다.

대다수 아이들의 하교길은 학교에서 아파트단지까지 약 2.7km. 

14살 중학생 걸음으로 40분이 넘는 거리를 걸어오지 않으려면 종례하자마자 달려와 버스정류장에서 긴 줄을 선다. 버스를 제 시간에 탈 수 있는 날은 그래도 매우 운이 좋은 날. 콩나물시루처럼 꽉 차 더 이상은 탈 수 없는 버스를 뒤로하고 돌아서는 날에는 다음 버스가 오기까지 한참을 기다리거나 산업단지로 둘러쌓여 대형 트럭이 오고 가는 공단길을 40여 분 걸어가야 한다.

 

“아침엔 엄마가 데려다주세요. 셔틀을 탈 수 있는 아이들도 있지만, 못 타는 아이들은 대부분 엄마가 데려다주시거나 버스를 타요. 학교가 끝난 시간에는 데리러 못 오시는 부모님들이 대부분이니 친구들은 버스를 타거나 못 타면 그냥 걸어가요. 차라리 걸어가자 할 때도 많아요. 꽉 차서 탈 수도 없는 버스 안에서 여자친구들은 안 좋은 일이 있는 경우들도 있어서 그냥 걸어가는 친구들도 많아요. 한 참 걸어가다 보면 공단 중간에 편의점이 있어요. 걸어가다가 거기서 음료수를 마시고 다시 걸어가요. 산업단지 안에 우리 학교 매점이 있는 것 같아요 하하하.”(성연중. 1학년 김00)

 

“오늘도 아이 하교 시간에 맞춰 콜택시에 전화를 했어요. 버스를 못 타는 날에는 걸어오겠다고 하는데, 더운 날 40여 분을 걸어오는 게 말이 되나요. 또 대형 트럭이 오고 가는 통학로가 너무 위험하고 마땅한 개선도 아직이어서 차라리 친구들과 택시를 타고 오게 해요. 일주일에 서너번씩 하교길 택시비도 만만치가 않네요.”(성연중. 3학년 학부모 박00)

 

“차가 한 대인 저희집은 아빠가 출근하면 데리러 갈 수가 없어요. 차라리 통학버스가 가능한 학원을 보내자 마음먹었죠. 좋은 학원보다는 통학버스가 가능한 학원을 찾는 거죠. 등하교 조금 편하게 보내자해서 말 그대로 학원뺑뺑이를 돌린다니... 이게 맞는 건지 모르겠어요.”(성연중. 2학년 학부모 김00)

 

“아이 아빠 직장 때문에 서산에 왔고, 생각보다 너무 살기 좋고 쾌적한 아파트단지가 있어서 잘 왔구나 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큰 단지에 중학교가 없을 줄 몰랐어요. 매일 수백명의 아이들이 위험천만한 공단길을 지나 학교에 가는데 이게 괜찮은 건가요? ‘이럴줄 몰랐다’라고 하는 행정이 ‘학교 이전은 안된다’하는 말을 그대로 믿고 따라야 하는 건가요? 아이가 너무 힘들어해서 시내로 이사를 가야하나, 이럴꺼면 아예 살던 도시로 가서 주말부부를 해야 하나 매일 고민이예요.”(성연중. 1학년 학부모 이00)

 

2021년 재학생 수 총 339명. 전체 학생 중 84.7%인 287명의 성연중 아이들은 매일 아침과 오후, 가슴답답한 등하교길에 오른다. 

각자의 꿈을 그리며 시끌벅쩍 친구들과 함께 성장해나가고픈 중학교생활,이들은 매일 등하교길이 너무나 위험하고 고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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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연중학교, 이전이 절실하다.

2021년 7월, 성연면 470여 명의 주민들이 하루에도 수백, 수천 건의 대화를 나누며 뜨거운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화두는 ‘성연중학교 이전’

2021년 현재 서산시 가장 높은 인구 유입률(流入率)을 보이고 있는 성연면 주민들이 성연중 이전 촉구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매일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보며 부모로써 뭐라도 해야겠다싶어서 오픈톡방을 만들었어요. 생각보다 빠른 시간에 많은 이들과 함께하게 되어 놀랐어요. 

모두 자발적으로 나서서 자료를 모으고 돈을 모아 전단지를 만들었어요.  모두가 내 아이의 일이다 생각하니 가능한 일이겠지요. 함께 의견수렴과 검토과정을 거쳐 나온 전단지를 테크노밸리 주민들과 성연중 이전 관계자, 유관부서, 기관에 배포하고 있습니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서산테크노밸리방. 오픈카톡 https://open.kakao.com/o/gkZAYald 방장. 리00)

 (주민들이 직접 만든 전단지 및 동영상 바로보기. 링크 클릭 QR코드 랜딩 (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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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의 마음을 담은 전단지를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각 가정마다 배포하고 있다. 중학교 이전을 간절히 바라는 학생과 언니오빠의 간절함을 닮은 동생들도 함께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 서산교육지원청의 수요예측 실패에 따른 피해, 아이들이 희생양?

“근본적으로 교육지원청이 테크노밸리 수요예측을 잘못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아이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누구도 알 수 없었다’로 끝나면 안 될 말이지요. 안되는 원칙과 법령을 들이대며 안된다하지말고 되는 방법을 찾아봐야하는 것 아닙니까? 탁상행정에 매일 힘들어하는 것은 우리 아이들입니다. 성연초 과밀학급으로 이미 많은 아이들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현재도 성연중 아이들이 이렇게 등하교 때문에 힘들어하고, 일부 아이들은 한 달 이상 책걸상, 교실이 없어서 음악실에서 사물함도 없이 무거운 책가방을 짊어지고  40분을 걸어다니며 학교를 다녔습니다. 향후 지금 성연초 아이들이 중학교 입학할 시에는 약 천명의 아이들이 산업단지를 가로질러  40분이상 도보 통학을 해야합니다. 보고만 있을 수 있겠습니까?”(성연면. 박00)

 

주민들은 근본적으로 교육지원청의 수요예측이 잘못되어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 이미 초등학교 과밀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중학교에 가서 더 많은 고통을 받게 될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2021년 서산시청 통계자료를 근거로 인구추계에 따른 성연중 학생수 변화를 10년 뒤 현재  3.4배로 예상, 향후 현재 성연초 학생들이 중학교 입학시에는 전교생의  97%인 약  1,000여 명의 아이들이 매일  이동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 인구증가속도보다 앞선 정주여건 마련 시급.

“지방도시 인구절벽의 시대에 서산시 인구증가 1등 공신이 성연아니었습니까. 행정력을 집중해 많은 노력으로 기업을 유치하면 뭐합니까. 인구증가에만 연연하지 말고 주민들이 실제로 살 수 있게 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중학교 이전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많은 주민들이 다른 곳을 찾아갈 겁니다. 이미 많은 이들이 이사갔고 중학교 입학을 앞둔 학부모들은 벌써부터 이사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서산, 이 곳 테크노밸리를 찾은 이들이 실질적으로 잘 살 수 있는 환경마련이 시급합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자료에 따르면 성연면의 경우 2016년 대비 2021년 현재 4년새 3배 가까이 인구가 증가했으며, 서산시 전체 인구가 2016년 대비 현재 6,000여명 늘어난 데 비해 성연면은 1만700여명이 증가하며 서산 시 전체 인구 증가를 견인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성연면 테크노밸리의 경우 최근 3년간 약 60여개의 기업이 입주를 마쳤고 연내 공장 신설과 추가 기업유치가 예정되어 있는 곳으로 30~40대 직장인 등 젊은 층 대거 유입비율이 높은 곳, 유아동청소년 비율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곳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민들은 현재 심각한 성연초 과밀학급 문제를 예로 들며 성장에 걸맞는 정주 여건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성연초의 경우 2021년 현재 47개 학급에 1천300여명의 학생이 재학중이며 2023년까지 12개 학급이 추가, 2024년까지 67학급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더욱이 2개 아파트가 테크노밸리에 연내 착공되며 인구증가에 따른 과밀학급문제가 더 가중될 것이 예상되어 서산시는 성연초 과밀학급 문제 해결을 위해 급식실과 학급 증설 등 다각적인 방안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 우리가 성연중 이전을 절실히 요청하는 이유(주민들이 제작, 배포한 자발적 전단지 내용 중 중점사항 갈무리)

△교육여건 부족(인구대비 부족한 교육시설, 심각한 과밀학급, 부족한 급식환경) △위험한 통학환경(대형트럭이 즐비하는 산업단지 속, 2.7km이상의 위태로운 통학로를 매일 수백명의 아이들이 지난다) △인구증가 일등공신 지역이 정주여건부족으로, 떠나고 싶은 지역으로 추락(도시계획 실패로 과밀화된 초등학교, 비정상적인 중학교배치로 ‘19년 1,336명의 주민들이 서산테크노밸리를 떠남) △관련법령 검토결과 이전의 타당성 입증(⌜도시 군 계획시설의 결정 구조 및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 89조」 중학교 및 고등학교는 3개 근린주거구역 단위에 1개 비율로 설치할 것 ->6300세대로 가능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별표1]」의 일반사항, 통학범위 등의 항목에 ‘성연중 이전의 타당성’ 입증됨) △대(大)의 위태로운 이동(2021년 현재 재학생 중 84.7%가 위태로운 통학로로 이동. 2021년 성연초(1300여명) 재학생 수와 중학생 수 증가율 대비 향후 현재 초등학생이 중학교 입학시에는 성연중 전교생의 97%, 약 1,000여명이 위험한 산업단지를 가로질러 40분 이상 통학로 이용할 것으로 예상) △산업단지와 산업폐기물매립장 사이에 위치한 현성연중 위치는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별표1]통학안전」에 위반된다) △이전불가, 증축 보수, 셔틀로 대책마련?(비합리적인 세금낭비,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의 몫이 될 것)

 

본지와의 인터뷰에 관할지역 김맹호서산시의원은 "전체적인 측면으로 보면 처음 설계부터의 문제, 교육지원청의 수요예측상의 잘못, 선제적인 대응에 미흡했던 것 등 많은 아쉬움이 있는것이 사실이다. 주민들의 호소하시는 바에 귀기울여 함께 협력, 공조하여 다방면으로 문제해결의 문을 열어놓고 지혜로운 방안마련을 위해 같이 풀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며 향후 주민들은 자발적 모임을 토대로 꾸준히 관계기관에 민원, 제안 등 다양한 '성연중 이전 촉구'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이후 2보 기사예고 : 성연중 이전 불가? 관계기관과의 인터뷰, 현 성연초 증축 보수시 문제점 vs. 성연중 이전의 합리적 비교>

 

Tag
#성연중 이전# 매일 위태로운 통학로# 합리적인 개선# 자발적 주민들# 성연면# 서산시# 테크노밸리# 산업단지


[김경아 기자 sbc78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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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4
  •  
  • 힐…
    • 기자님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 합니다
  •  
  • 서…
    • 성연중 이전은 실현되야합니다
  •  
  • 닝…
    • 성연중 근처에서 다니는학생들은 이전하면 40분을 걸어다녀도 된다는건가요??
      증축.리모델링하여 고치고, 등하교시간에 버스를 자주오게 하는것으로도 방법이 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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